[Old] Dining alone in Helsinki

2016.09.28.

오후까지 시내를 돌아다니다 호텔에서 relocation 관련 업무를 처리하고 나니, 따뜻하고 열량이 많은 저녁이 먹고 싶었다. 점심으로 먹은 치킨 샌드위치가 7.5유로나 했는데, 내 손바닥보다 작은 미니 사이즈여서 저녁 때가 되기도 전에 배가 고파왔던 참이었다.

‘맛있는 저녁을 혼자 어디서 먹어볼까’

혼자 레스토랑에 가서 저녁을 먹는 일은 한국에서도 쉽지 않은 일이지만, 레스토랑에 대한 사전 정보를 잘 알기 힘든 타국에서는 더 힘든 일이다. 커피나 간단한 런치는 아무렇지도 않지만, 저녁의 무게가 주는 부담감이 있다. 음… 호텔 옆에 있는 중식당은 종업원과 사장님으로 보이는 동양인이 내가 지나갈 때마다 계속 앞에서 담배를 피고 있었기에 패스, 시내쪽으로 좀 더 가면 있는 이탈리안 레스토랑은 고급스러워 보여 한번 가보고 싶었지만 다들 연인끼리 가는 것 같아 혼자가기 뻘쭘할 것 같아서 패스… 생각나는 마땅한 곳이 없어 정착지를 정해두지 않고 걸었는데 항구 옆에서 러시안 인형이 안내판에 그려진 아담한 레스토랑과 마주했다. 맛있는 고기 요리 냄새도 솔솔 나고, 안을 보니 손님들도 적당히 많은 것 같아 용기를 내어 들어 갔다.

“Do you have a table for one?”

올랄라! 아늑한 명당에 하나의 의자만 있는 테이블이 나와 같은 사람들을 위해 준비되어 있었다. 기쁜 마음으로 pork cheek 요리와 따뜻한 black tea를 주문했다.
레드 와인 소스에 양파, 감자 등 각종 야채와 아주 부드러운 돼지 고기가 어우려져 있었다. 추가로 rye bread & butter도 주문해서 먹었는데 궁합이 좋았다.

한기를 날려주었던 레몬+꿀 black tea

(Restaurant Bystro, Eteläranta 16,00130 Helsinki,Suomi, 00130 Helsinki)

러시아 음식을 먹으며 러시아와 연관된 핀란드 역사를 잠시 살폈다. 핀란드는 650년간 스웨덴의 지배를 받은 이후 1809년부터 다시 108년간 러시아의 대공국으로서 지배를 받았다. 길게 국경을 접한 두 나라 사이에서 자주(自主)가 위협되었던 역사가 낯설지 않다. 헬싱키가 수도가 된 것도 러시아의 영향력 하에 있던 1812년이었는데, 상트페테르부르크와 좀 더 가까운 도시를 수도로 만들기 위함이었다고 한다.

1917년 독립이 된 이후에 소련과 전쟁을 벌였지만 패전으로 영토 10%를 소련에 넘겨야 했고, 2차 대전이 끝난 후에도 소련의 눈치를 보느라 미국의 지원도 받지 못했다. 95년 EU에는 가입했지만 지금까지 NATO에 가입하지 않은 상태인 것도 러시아와의 미묘한 관계 때문인데, 최근 들어 미국과의 방위협정을 검토하는 등 변화움직임이 보이고 있다. 물론 러시아는 핀란드가 미국을 선택하면, 국경 병력을 증강하는 등 바로 대응하겠다는 입장이다. 이러한 패턴까지 최근 한국의 사드 배치 결정 및 중국의 대응과 오버랩되면서 핀란드가 더 친근해진 저녁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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